상속세/증여세 면제액이 늘어나면서 자주접하는 질문이 “손주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요”이다. 물론 예전부터 손주들에게 재산을 주고자 하는 분들도 많았으나, 증여 줄 수 있는 면제액이 늘어나면서 문의가 더 늘고있다. 증여/상속세 면제액을 자녀에게만 쓸 수 있다고 오해를 하는 이들도 있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다 ( 즉증여/상속세 면제액은 피상속자(상속을 남기는 사람) 혹은 수증자 (증여를 주는 사람)과혈연/친인척 관계가 아니더라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자녀와 손주들에게 주는 재산의 범위가 평생 쓸 수 있는 증여/상속세 면제액 보다 낮다면 괜찮으나, 해당면제액보다 초과되는 금액이 손주들에게 갈시 격세대증여/상속세가 추가 될 수 있다. 이를 영어로 제너레이션 스키핑 택스 (Generation Skipping Tax)라고 하는데, 부모와 자녀간 사이에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격세대 상속이 만연해지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내놓은 방안인셈이다. 부모(1세대)에서 자녀 (2세대) 그리고 자녀에서 손주 (3세대) 로상속이 될때마다 상속세를 내야하는 것을 1세대에서 3세대로 상속을하게 함으로 상속세를 한번으로 줄이는 이들이 많으니, 격세대 상속에 대해 가중치를 붙인 것이다. 이때 격세대증여/상속에 대한 정의는 말 그대로 한세대를 뛰어넘은상속/증여이다.
또한 혈연관계가 아닌 경우 피상속자 혹은 수증자보다 37 1/2살이 어린 사람에게 증여/상속을할경우이다. 이때 배우자 혹은 전배우자는 37 1/2살이 어리더라도 가중치를 내야하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자산이 많은 이가 사망시, 사망한 해에 쓸 수 있는 상속세 면제액보다 초과한 금액을 상속받게 될때는 상속세를 내게 된다. 이때 격세대 상속을 통해, 손주 혹은 그 아래 세대 혹은 피상속자보다 37 1/2세가 어린 무혈연 상속자의 경우 상속을 받게 되면 해당 상속세에다가 가중치 세금까지 더 내야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격세대상속은 세금 문제뿐만이 아니고 가족관계의 역학구조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말 그대로 세대를 뛰어넘는 상속이니, 뛰어넘어진 세대 즉 스킵 퍼슨 (Skip Person)과 궁극적으로 상속을 받게된 세대간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필자 또한 대개 손주들에게 재산을 남길때 자녀와 손주들 사이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따져보라고 알려드린다. 예를 들어, 김철수씨가 본인의 자녀들은 이미 다 잘 먹고 잘 사니 혹은 손주들이 훨씬 더 “예쁘니”, 손주들에게 상속을 주고 싶다라고 하면 자녀와 격세대 상속에 대해 의논을 해봤는 지 물어본다. 다행히 이미 자녀와 격세대 상속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고 갔고 자녀도 순응을 한다고 하면, 세금 부분에 대한 이야기와 가중치 세금을 피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더 짚어본다.
허나 자녀와 아무런 의논없이 격세대 상속을 진행한다고 하면 우선 자녀들과 해당 상속에 대한 대화부터 먼저 나누라고 알려드린다. 이때 자녀가 혹여라도 반대의 입장을 취한다면 정말 격세대 상속은 다시 생각해보아야한다. 예를 들어, 삼촌을 제치고 조카에게 재산이 가거나 아버지보다 딸이 할아버지의 재산상속을 더 많이 받게 된다면, 해당 가족들간의 사이가상속후 어떻게 달라질지 예상해볼수 있지 않은가. 나중에 나 죽고 난뒤 싸우든 무슨 상관이냐는 손님들도 물론 있다. 허나 잘 못하면 자녀와 손주의 부모/자녀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는 격세대 상속은 여러가지 다 각도에서 짚어본 뒤 결정을 해야한다.
또한 손주가 상속을 받았을 때 해당상속금액을 잘 받아서 인생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독이 될지도 곰곰히 생각해보아야한다.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라는 말이 달리 생긴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할머니가 남긴 돈을 받아서 평생 일 안하고 트러스트에서 돈을 타서 생활하는 손주, 헐리우드 영화나 백인들 가정에서만 생길일 같지만 실제로 한인 가정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손주들을 위한 (그랜드) 칠드런즈 트러스트 ((Grand) Children’s Trust) 를 만들 때도 짚어보고 또 짚어보자.